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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책을 사게 된 계기는 이렇다. 연희동에서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던 우리는 태어나 처음으로 독립책방이라는 곳에 가봤고. 남자친구가 어떤 책을 몰두하며 읽길래 "뭐냐"하고 물었다. 임소라 작가의 책이라 했다. 그 이후로 우린 관심이 생겨 밥을 먹으면서도 책을 검색하고 작가 탐구를했다. 남자친구는 아무래도 책을 사야할 것같다 되뇌었다. 


결론은 남자친구는 안사고 내가샀다. 우연히 본 블로그에 찍혀 있던 책의 한 페이지가 이상하게 잊혀지지 않았다. 잔상처럼 계속 머리한구석에 남았다.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, 문장의 느낌이 좋았다. 결국 다음날 나는 서점에 가 작가의 책을 두권이나 사버렸다. 


그 중 하나가 <한숨의 기술>이다. 이 책은 책방에 관한 이야기다. 다만 특별한 점이라면 책방 '성공기'가 아니라 책방을 닫게 된 '실패담'을 담고있다. 책 속에서 작가는 자신의 슬픈 기억을 떠올리고 활자화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말한다. 그 어려움을 알기에 고맙다. 


온 세상이 성공담으로 넘쳐난다. 나 뺴고 모두 성공하고 행복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. 성공했을때만 자랑하고, 그 반대일 때는 숨어버리는 인간의 속성 때문이 아닐까. 사실 성공은 성공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의미처럼 모두에게 허용되지 않는다. 나무의 열린 열매는 몇 개 되지 않는게 현실이기에. 오히려 대다수의 사람은 실패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.


문제는 그런 실패를 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고. 아무도 실패했다고 자랑하는 사람 없으니 모두 다 외로워지는 것이다. 위로는 다름 아닌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온다. 동질감에서 온다. 우린 나무에 열매를 무한정으로 맺히게 할 순 없다. 그렇다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공감 뿐이다. 세상에 더 많은 실패기가 나오고, 실패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. 많은 이야기에 위로 받을 수 있고, 무엇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. 


베스트셀러 가판대엔 성공하는 법들로 가득하다. 그렇기에 이 책이 더 반갑다. 마치 그럴듯한(?)것만 책으로 만들어내는 시대에 실패도 책의 소재가 될 수 있을 만큼 소중한 것임을 증명해냈다. by 준


P.S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전인 어제 갑자기 나답지 않은 돌발행동을 했다. 긍정적인 것만 가득찬 SNS에 반항이 하고싶었다. 그래서 SNS 공간에 "나 지금 우울하다!!!" 외쳤다. 맛있는 음식. 축하할 것이 아니라 나의 적나라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었다. 반응은 뭐 다들 무슨일이 있는 줄 알더라. 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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